본의 아니게 캘리 멀리건의 영화를 계속해서 소개하게 되네요. 헐리우드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며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여배우 중 한 명이기 때문이겠죠. 작품을 고르는 취향이 제 취향과 맞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영화마다 완벽하게 그 캐릭터가 되는 헐리우드의 보석과 같은 배우입니다.
2022년 11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타임즈’에서 2017년 10월 기사를 통해 발표한 30여 년간 헐리우드에서 있었던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당시 미국 사회 및 전세계에 엄청난 이슈가 되어서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죠.
감독 : 마리아 슈라더, 그녀는 감독이자 각본가이자 배우이기도 합니다.
매건 역( Megan Twohey ) : 캘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등
조디 역)( Jodi Kantor ) : 조 카잔( Zoe Kazan ), ‘The Big Sick’
줄거리
2016년 힐러리 클린튼과 도널드 트럼프의 불꽃 튀는 대결로 미국 전역이 시끄럽던 시기, 뉴욕 타임즈의 취재 기자 매건 투히는 트럼프의 성폭행에 대해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직접적인 협박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공개한 조디. 그 이후 그 녀는 출산 휴가를 마치고 뉴욕 타임즈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후배 기자 조디 캔터와 함께 헐리우드의 대표적 프로듀서 중 한 명이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대한 취재를 시작합니다.
이 취재는 예상보다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인터뷰를 거부하고, 기자로서 그 녀들에게 겨우 잠재워둔 공포의 시간을 세상 밖으로 꺼내도록 독려하는 것은 어렵기만 합니다. 사건을 취재하면 할수록 이 사건은 매우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리고 이 두 여기자 매건과 조디는 신변의 위협까지 감내하며 취재를 해야만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각자의 지옥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 고통의 감옥에서 해방되지는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유명 여배우들도 포함되어 있었죠. 그녀들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그녀들의 취재에 대해 걱정을 하지만 신뢰하고 지원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하비 와인스타인은 변호사를 통해 매우 강하게 맞섭니다. 하지만 그런 외압은 그 녀들의 신념을 꺾을 수 없지요.
감상평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이런 범행을 30년이나 지속하면서도 부와 명예, 권력까지 거머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에서 분노했습니다.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지워버리고 뻔뻔스럽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 이곳 저곳에 있다는 사실에 분노와 공포를 느꼈습니다.
피해자들 중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맞서 싸우려고 노력했던 여자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묵살되거나 사회에서 도태되었죠.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자유로운 표현과 저널리즘의 힘에 대해서는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신념과 자부심, 직업적 윤리 의식으로 만들어지는 보도들. 국민들의 알 권리에 대해 충분히 충족시켜 주는 경우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하니 부럽더라고요. 뉴욕 타임즈의 명성이 이유 없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입니다. 이 영화를 실제 뉴욕 타임즈 사무실에서 촬영했다는 것도 너무 근사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모든 유명인들의 실명을 쓰는 것도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당하게 그 실명을 영화에 쓰다니.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죠.
영화 후반부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기사를 공개하기 바로 직전의 모습이라든지, 에슐리 쥬드, 기네스 펠트로의 출연 등은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이 두 여기자는 플리쳐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는 두 기자의 3년의 오랜 취재과정을 따라가며 그 여정의 마무리를 만나는 순간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희망을 만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이것은 바로 실화의 힘과 진중한 연출력이 만나 만들어낸 위대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별한 나의 숲속 여행 (Hunt for the Wilder people) - 넷플릭스에서 발견한 진주 같은 영화 (0) | 2024.03.17 |
---|---|
거의 평범한 가족 – 각각의 시선과 반전, 원작의 힘, 스포 없음. (1) | 2024.03.16 |
Burn After Reading – 연기 천재들은 코미디마저 잘해 (0) | 2024.03.12 |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 넷플릭스 추천, 실화, 정보 (0) | 2024.03.12 |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 – Killer of the flower moon, 정보, 줄거리, 감상평 (0) | 2024.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