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연’, ‘Destiny’, ‘Past Lives’ 캐나다 관람 후기, 관련 정보

 2023년 Academy Awards 작품상 후보에 오르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영화 ‘Past Lives’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75개의 포상을 받았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포함하여 200개 이상의 후보로 지명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캐나다에서 관람한 영화 ‘Past Lives’

저는 캐나다에서 2023년 가을에 극장에서 관람을 했습니다. Firm Society 라는 단체에서 진행한 관람 행사였고 단 하루, 단 한번의 상영 이벤트였고 Firm Society의 회원인 친구의 초대를 받아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의 소도시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관람한다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하고, 신기했습니다. 극장은 만석이었고 둘러보니 동양인은 저 혼자 뿐이더군요.

 

줄거리 

해성의 첫 사랑 나영은 12살 어느 날 홀연히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중에도 해성과 나영은 종종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성은 Facebook을 통해 그녀를 찾습니다. 그렇게 연결된 두 사람은 Skype로 끝 없는 대화를 나누며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키워가게 됩니다. 세월은 흘러 해성은 어엿한 직장인이 되고 나영은 극작가로 뉴욕에서 남편과 평범하지만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태영은 뉴욕으로 나영을 만나러 가게 되고 마침내 둘은 마주하게 됩니다. 떨어져 지난 시간이 무색하게 서로에게 애틋함을 느끼며 기억일지 인연일지 모를 그들이 서로 교감하는 시간은 소중하고 아련하기만 합니다.

 

감상평

영화를 보면서 80년대의 한국 동네 풍경을 보니 그 시절 추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민 1.5세대인 그녀가 자신의 어린 시절, 한국의 풍경을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잘 그려낸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나영을 보면서 감독 본인의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현실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한국인들의 정서에는 ‘인연’ 이라는 것이 아주 깊숙이 스며들어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불교사상에서 유래된 ‘인연’에 대해 설명하면서 시작하는 영화의 도입부는 ‘인연’이라는 개념이 처음인 많은 외국인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면서 종종 주변을 둘러보며 이 사람들은 공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친구들과 영화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캐나다인이에요. 우리가 전 생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정말 놀라더군요. 평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 한 것이라고요. 복권에 당첨이 되면 우리는 ‘내가 전 생에 좋은 일을 많이 했나 보다.’라고 말한다는 예를 들어주었지요. 그 둘은 입을 모아 ‘우리는 어제의 삶조차도 생각하지 않는 걸.’ 하면서 신기해했습니다.

영화의 흐름은 자연스럽고 섬세했습니다. 우리만의 이러한 정서가 전 세계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독에게 고마움을 느꼈어요. ‘인연’의 의미는 단지 관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면서 선택하는 것들, 스쳐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배우 Greta Lee는 미국에서 태어난 배우로 Apple TV의 드라마 The Morning Show, Russian Doll 조연이지만 눈에 띄었어요.

그리고 영화에 깜짝 출연하는 뮤지션 장기하씨 너무 반가웠습니다.

 

감독 Celine Song 인터뷰 중에 좋았던 부분 공유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그 과정에서 남긴 우리 삶의 일부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더 넓은 의미로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전생'은 영화에 묘사된 관계들을 말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 안에서 겪는 다양한 단계들과 경험들을 아우릅니다. 저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가 어떤 시간에 있든,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일부를 떠난다고 믿습니다"

 

영화 정보

감독 : 샐린 송

출연 : Greta Lee, 유태오, John Magaro, 최원영

배급: CJ ENM

수상내역 :

2024

• 76회 미국 감독 조합상(감독상(신인감독부문))
• 39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버추오소스상)
• 44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 58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2023

• 36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밀로스스테릭상)
• 49회 LA 비평가 협회상(신인상)
• 88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신인작품상)
• 16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감독상)
• 50회 겐트 영화제(특별언급)